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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생생체험기 2013. 9. 24.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코끼리와 사육사를 만나다

 

 

코끼리가 말을 한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에버랜드의 스타 동물 코식이!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코끼리, 코식이와 사육사를 만났다.

 

 

 <2010 10월 에버랜드를 방문한 해외 연구진>


이미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고 할 정도로 수많은 언론 매체에서 화제가 되었을 뿐 아니라 2012 11월에는 세계 Top10 학술지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기재가 될 정도로 글로벌 인기스타인 ‘말하는 코끼리’ 코식이.

 

 

코식이는 로스트 밸리에 사는 올해로 스물 세 살이 된 아시아계 코끼리다. 그 동안의 코식이에 관한 모든 이야기들을 오늘 한데 묶어 제대로 풀어보자!

 

그럼 지금부터 코식이와 코식이 아빠 ‘김종갑 사육사’를 만나러 함께 출발~!

 

#.로스트밸리 후문

 

인터뷰 시간인 오후 2시가 조금 못됐을 무렵, 벌써 인터뷰 장소에 도착한 ‘김종갑’사육사를 만날 수 있었다신문과 방송 등 언론에 여러 차례 소개된 적이 있어 이미 스타인 사육사를 내가 더 빨리 알아 볼 수 있었다“어이구, 스타님. 만나 뵙게 돼서 영광입니다.”라는 인사가 저절로 나오는 것을 보면 말이다

 

 

“다양한 언론매체 너머로 사육사님을 뵀었어요. 인터뷰를 정말 많이 하셔서 오히려 사육사님께 제가 오늘 더 배워갈 것이 많을 듯 합니다." ^v^ 이렇게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코식이를 만나러 갔다.

 

두둥! 드디어 코식이 등장!

 

 

...?!! 너가.....코식이...?! 어마...어마어마하다...

TV로만 보던 코식이를 직접 눈앞에서 만난 시간이었다. 실제로 코끼리를 눈앞에서 보기는 처음이었는데처음이라 그런지 늘 멀리서 보던 코끼리의 모습과는 달랐다. 정말 ‘어마어마하다.’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덩치가 컸다. 보통 성인 코끼리의 크기는 3~5M 정도 된다고 하니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는가?

 

 

ㅡ우연보단 필연? 어린 코끼리를 만나다.

 

황외성 기자(이하 황) : "... 궁금한 것이 정말 많은데요. ^^; 뭐부터 여쭤봐야 할까요...? 일단, 가장 화제가 되는 것이 ‘코끼리가 말을 한다.’ 라는 점이니 이 부분에서부터 시작해보죠여러 차례 알려졌지만 코식이가 어떻게 말을 하게 되었는지 한 번 더 소개해주세요~"

 

김종갑 사육사(이하 김) : "얘기를 하자면 꽤 긴 이야기인데요. 사실, 코식이는 한국에서 태어났어요그래서 3살이 되던 해에 이 곳 에버랜드로 오게 됐어요. 코끼리가 3살이면 굉장히 어린 나이에요 이제 막 젖을 땐 아기인데, 아직 돌봄이 필요하다 느꼈고 정이 필요한 시기라 제가 같이 생활했죠같이 자고, 매 시간되면 먹을 것 챙겨 주고… 거의 24시간 같이 생활했죠. 그 때 저한테 많이 의지한 거 같아요."

 

: "와… 사실 말이 쉽지, 그렇게 코끼리와 함께 어울려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우리가 갓난아기는 돌봐야 하듯 코식이 역시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시기였어요. 그때는 코식이는 3, 저는 26살이니 둘 다 서로에게 너무 필요한 존재였죠. 그 당시에 저 역시 이제 막 입사해 동물에 대한 것 하나, 하나 궁금했고 신기했던 때였어요. 관심도 있었지만 호기심과 궁금한 것이 너무너무 많았던 때죠. 동물에 관한 것을 하나씩 배워가고 있었거든요.

코끼리는 과연 무엇을 먹고 언제 자고 몇 시간을 잘까? 이 코식이에 모든 것이 궁금한 거에요. 그래서 함께하게 된 거죠. 그리고 코끼리가 생각보다 굉장히 영리한 동물이에요. 다른 동물보다 지능이 높은 편이거든요. 자기가 먼저 안 거 같아요. ‘아… 이 사람은 믿을 수 있고, 나한테 잘해주는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가지고 마음을 열어준 듯해요."

 

: "딱 어떻게 그 시기에 그렇게 둘이 만난 것일까요? 신기하네요~ 이거 우연이라기보단 필연이네요!"

 

: "하하, 그런가요?"

 

 

ㅡ코끼리, 말을하다?!

 

: "그러다가 어느 순간 딱! 말을 한 건가요?"

 

: "말을 한 건 한참 후의 일이죠. 거의 10년 정도 같이 생활한 이후에요. 2004년쯤 어느 날 코식이가 코를 입에 넣고 옹알이 비슷하게 뭔가 소리를 냈어요. 그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그러다 2006년에는 제대로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코식이가 말을 하는 단어들은 좋아, 안녕, 누워, 안돼등 이잖아요같이 지내면서 제가 했던 말들이거든요. ^^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코식아 안녕?”으로 하루를 시작해서 잘하는 것 있으면 ‘좋아!’라고 칭찬해주고, 코식이가 물놀이를 워낙 좋아해서 매일 목욕을 시켜줬어요그때 “누워. 앉아.”란 말을 많이 하게 됐고요. 그때의 그 말들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아요그렇게 10년 정도 지나면서 조금씩 말을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 "아…코식이가 사육사님께 뭔가 감사의 뜻을 표하고 싶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싶어 말을 흉내내기 시작했나 봐요."

 

 

실제로 코끼리는 매우 지적이고 사회성이 강한 동물로 알려졌다유대를 유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그래서 함께 있는 아빠 김종갑 사육사가 유일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는 친구이자 부모였던 것. 일반적으로 코끼리는 조음기관이 없어 사람처럼 소리를 낼 수 없다. 하지만 코식이는 가능했다. 김종갑 사육사의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코식이는 늘 지극정성으로 아껴주는 사육사에게 감사의 뜻으로 “아빠! 나 이런 거도 한다? 나 좀 봐줘요!”라며 재롱을 부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의 인지 생물학자 등 연구자들은 김종갑 사육사의 목소리 음색과 높이를 고스란히 코식이가 재현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코식이는 코를 말아 입 속에 넣어 성대에 바람을 불어넣고 입술로 바람 세기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말을 흉내 낸다. 연구진은 이것을학계에 보고된 바 없는 전혀 새로운 발성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ㅡ함께 인생을 같이 걸어온, 같이 걸어갈 동반자가 되다

 

: "그럼 지금도 매일 보시는 건가요?"

 

: "당연하죠. 코끼리도 진돗개처럼 한번 주인이 정해지면 잘 바꾸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어요바꾼다는 것이 불안한 거죠, 사실."

 

: "그러면 지금 20년째 함께하는 건가요??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두 번이나 바뀐 세월이네요거의 인생의 동반자라고 봐도 되겠어요. 자식 키우신 느낌처럼 뿌듯하시겠어요."

 

 

 

: "어찌 보면 그런 셈이죠? 코식이 덕에 제 이름이 알려지기도 했고손님들이 코식이 아빠라고 알아보는 분도 계시고, 사진 찍자는 분도 계시고.. ^^; 그럴 때가 진짜 뿌듯해요. 내가 돌보는 동물로 인해서 모르는 어떤 이가 나를 알아 주었을 때 참 뿌듯합니다. 처음에 코식이가 올 때 정말 작았거든요1톤도 안됐는데 지금은 5톤 가까이 되니깐요. 이제는 정말 자식이나 다름없죠."

 

 

: "20년 동안 코식이 때문에 속상했던 적은 없으셨나요?"

 

: "있죠~ 아무래도머스크라고 하는 짝짓기 기간에는 정말 많이 예민해지거든요그 기간에는 공격적으로 변하게 되고 코식이 자신도 힘들어해요. 제겐 1년 중 그 두 달이 제일 힘이 드는 기간이에요."

 

: "코식이가 어서 장가를 가야겠네요^^"


: "안 그래도 이미 짝은 정해져  있습니다. 바로 옆집에 사는하티라는 암컷 코끼리인데요 2년 정도 있다가 하티가 조금 더 크면 장가를 갈 예정입니다. 로스트 밸리에 오시면 하티와 코식이를 함께 보실 수 있지요."

 

: "장가보내실 때 눈물 나시겠어요. ㅠㅜ 청춘을 이곳에서 코식이와 함께 보낸 것이니근데어떻게 사육사가 되신 거에요…?"

 

: "어렸을 적 고향이 시골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시골의 가축을 돌보면서 동물을 좋아하게 되고 관심을 가지고 되고그러다가 우연인지 필연인지 이곳에 와 코식이를 만나게 됐죠."

 

 

: "~ 그렇군요그래도 숙식을 하면서까지 함께 지내기는 쉽지 않을 텐데 주변에서 반대하지는 않던가요??"

 

: "그 때는 제가 결혼하기 전이였기 때문에 괜찮았어요. 처음에는 결혼하고도 가족들의 불만이 어느 정도 있었어요. 지금은 가족들 모두 이해 해주고, 응원해주고 있습니다."

 

: "그럼 자녀들이 사육사님과 같은 사육사 쪽의 진로를 결정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딸이 열 다섯 살 이에요. 동물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동물에게 관심이 많지가 않아요또한 동물 관련된 일을 하면 좋겠지만, 생명을 다룬다는 이 직업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습니다정말 사랑하는 마음이 있어야 가능하다 생각해요. 진심으로 사랑을 담아 동물들에게 대해야 하기 때문이니깐요."

 

 

: "그렇죠~ 솔직히 사육사님 만큼의 애정이 없다면 어떻게 이 일을 하겠어요. 사육사님이니까 가능한 것 같습니다. 코식이 얘기를 자꾸 하다 보니 코식이가 말하는 것이 너무 듣고 싶네요. 아무 때나 말을 하나요?"
 

: "코식이가 제 겉모습 뿐 아니라 목소리까지 인지하고 있어요. 그래서 곁에 편안한 사람이 오면 쉽게 말을 하죠. 또한, 목소리만 들어도 그 사람이 편한 사람이면 말을 따라 한답니다."

 

'그렇다면?!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다!' 코식이를 좀 더 가까이 가서 보고 싶다고 했다. 김종갑 사육사는 흔쾌히 코식이 우리 안으로 안내했다.

 

 

우리로 들어가자 아빠를 알아본 것인지 너무나 반가워 하는 코식이. 김종갑 사육사가 코식이에게 간식을 주며 안심 시켰다코식이 방을 찾은 사육사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코식아, 사랑해~♡" 라고 말해주는 일이라고 한다

 

 

코식이에게 다가가 먹이를 주며 경계를 하지 않도록 편안하게 대했다. 코식이가 주로 먹는 것은 잘 말린 건초. 간식으로는 바나나와 당근, 사과 같은 과일과 채소를 먹으며, 나뭇잎과 줄기 역시 즐겨 먹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코식이에게 외쳤다. "코식아 안녕? 코식이 좋아~?!"라고 했더니 정말 깜짝 놀랄만한 일이 일어났다. 코식이가 단번에 "좋아~!" 하는 것이다!! 우와...!!!

 

그 후 계속 연달아 좋아와 안녕을 외쳐주는 코식이. 정말 신기하고 고마웠다.

 

 

코끼리와 사람. 분명 서로 다르다. 하지만 ''이 다르다고 사랑하는 마음까지 다르리라는 법은 없다종이 달라도 말은 통하는 법! 정말 중요한 것은 진심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앞으로 에버랜드에서 코식이를 본다면 반가운 마음으로 인사해보자! 코식이도 "안녕~? 좋아~!" 라고 답해줄 것이 분명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