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나에게 아기 판다 한 마리는 손바닥 안에 담긴 작은 세상과도 같아요.
이곳과 함께 지금의 전부인 듯하지만,
그 너머에는 바람과 나무가 숨 쉬는 진짜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아요.
우리는 언젠가 그 넓고 따스한 세상으로 다시 나아가, 자연과 사람들과 사이좋게 어우러질 거예요.”
분만실 출입문이 가끔 열릴 때마다 바람에, 또는 송바오가 두 손을 모아 정성껏 담아 오는 바깥 공기의 향기를 통해 저는 계절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저는 이 작은 공간에 머물며 세상과 조금은 멀어진 듯한 느낌을 받곤 하는데요. 그런 저의 마음을 읽었는지 송바오가 고개를 내밀며 농담을 던졌어요.
“아이바오, 여름 향기 맡으면 대나무 잎사귀 사이에서 춤추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
저는 코로 한숨과 눈으로 말을 건넸죠.
“이봐요, 춤은 고사하고 이 몸 움직일 때마다 허리 삐끗할까 봐 각별히 조심하는 중이라고요.”
밖에서는 계절이 점점 더 더워지고, 그럴수록 사람들은 점점 거리에 나오지 않고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손바닥 안의 작은 세상 속에 깊이 빠져든다지요. 송바오가 걱정 섞인 목소리로 말합니다.
“요즘 우리 인간들은 저 작고 네모난 기계에 손가락을 담그고 반짝이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기 바빠. 좀처럼 빠져나오기도 쉽지 않지. 혹시 우리도 거기 들어가면 세상 편할까?”
송바오의 재밌는 생각에 저는 이번엔 살짝 장난스러운 눈빛으로 대답했어요.
“그럼요, 그 안에 아기 판다 한 마리 품고 사는 나 같은 엄마 판다가 있다면요. 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니까요. 호호.”
그렇지만 마음 한편에는 무거운 생각도 있었답니다. 사람들은 작은 기계 속에 손가락을 담그고, 그 안에서 또 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마음을 빼앗긴 듯해요. 그런 그들의 반짝이는 눈을 보면 그 세상은 너무나도 신비롭고 다채롭다는 걸 알 수 있지만, 외부의 따스한 햇살과 바람, 나무 냄새와 새들의 노래를 온몸으로 담을 수 없다는 걸 어떻게 전해 주어야 할까요.
송바오도 사람들의 그런 모습을 볼 때면, 반성과 함께 걱정이 많아지긴 하나 봐요. 저도, 때때로 그 손바닥 안 세상이 제 품 속에 안긴 작은 아기 판다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아기 판다는 지금 저에게 전부인 것처럼, 사람들도 그 작은 기계의 세상 속에 갇혀 점점 자연과 멀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워지는, 그런 같은 마음일 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답니다. 진짜 세상, 초록빛 숲과 바람, 따뜻한 사람들의 숨결이 우리가 언젠가 다시 만날 곳이라는 걸요. 손바닥 안 세상은 어쩌면 편리하고도 매혹적이겠지만, 그 바깥에서는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어요. 저와 아기 판다처럼 천천히, 그리고 단단하게 자라날 우리가 말이에요. 저도 지금은 제가 품은 아기 판다가 모든 세상의 중심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언젠가는 이 작은 세상을 벗어나 더 넓은 자연의 사람들과 다시 연결될 거라는 희망이 제 마음 한구석에 늘 자리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순간에도 저는 우리 아기와 함께 이 따뜻한 공간 안에서 시간을 보내며, 언젠가 올 그날을 조용히 기다립니다. 그날은 더 이상 손바닥 안 세상에만 머무르지 않고, 진짜 세상과 함께 숨 쉬고 노래하는 날이 될 거예요. 모두 나처럼 잠시 바쁜 호흡을 멈추고, 손바닥 너머 넓고 따스한 세상과 연결될 희망을 품기를 바라요. 저와 아기 판다가 함께하는 이 시간을 통해, 여러분도 자신의 손안 세상을 바라보다가 때가 되면 밖으로 달려 나가 부드러운 바람과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숨 쉴 용기를 얻길 바랍니다. 그때가 되면 우리 꼭 진짜 세상에서 아름답게 만나기에요. ‘손바닥 안 세상'과 ‘진짜 세상’ 사이, 나 아이바오의 마음으로 그 특별한 여정을 다 같이 오롯이 느끼기로 꼭! 약속해요.
Written by ‘Ai Bao’



11일 차) 저는 가끔씩 아기를 혼자 두고 볼 일을 보러 다녀 오기로 했어요.
바닥에 내려진 아기가 불안하게 울자 지켜보던 송바오가 제가 그러듯이 손으로 아기의 상체와 머리를 살짝 눌러 주면서 진정 시키는 모습에 믿음이 갔어요.
내가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것은 아기의 체온을 유지하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인데요.
분만실의 온도를 살짝 올려 준 중국 자문가의 도움으로 아기를 조금 더 일찍 내려 놓을 수 있었어요.
그렇게 하면 저의 산후 회복에 도움이 될거라면서요.
역시 경험이 풍부하더라고요. 고맙다고 전해줘요, 송바오.



제가 아기를 내려 놓고 볼 일을 보러 간 사이에 아기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실수를 하지 못하게
밑에 틈새를 익숙한 대나무 장대로 안전하게 막아줬어요.
훨씬 안심이 되더라고요. 고마워요, 송바오.



14일 차) 우리 아기의 솜털이 뽀송뽀송한 엉덩이 좀 보세요. 귀엽죠?



14일 차) 내 손안에 세상이 있어요.



15일 차) 5차 건강 검진을 잘 마쳤어요.
몸무게는 447g이에요.
검진 때의 우리 아기 모습도
류정훈 감독님이 예쁘게 찍어서 보내 주셨어요.

16일 차) 볼레로를 입은 것 같은 어깨의 검은 피부가 무척 진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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