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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사자 다이어리] #1. 처음 세상과 마주하다

'아기사자 다이어리'에서는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가 직접 작성한 아기 사자(10월2일생)의 성장 일기를 소개합니다. 아기 사자가 멋진 어른 사자로 성장하는 그 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10월 2일. 목요일



 몸무게 :  1,120 g

  특이사항 : 엄~~~~청 귀여움^^


10월의 둘째 날 여느 날과 크게 다를 바 없이 평화로웠던 동물원의 아침, 고요하던 사파리 월드가 이 날 따라 갑자기 부산스러웠다. 


오랜 산고 끝에 어미 사자가 드디어 아기를 출산한 것이다!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아기 사자는 네 발을 꼼지락대며 세상과 처음으로 마주하는 것에 신기해 하는 듯 했다.



아직 근육에 힘이 붙지 않아 다리에 힘이 없고 목을 잘 가누지 못하는 것이 흡사 사람에게서 갓난 아이와 다르지 않다. 


눈을 떠 자신이 태어난 세상을 보고 싶어하지만 아직 뜨지 못하고 꼬물꼬물 대는 것이 한 없이 사랑스럽다♡


잠깐, 사육사의 한마디!


사자가 태어났을 때 걱정이 많았습니다. 엄마 사자의 모성애가 강하지 않아 이 아이를 계속 방치해뒀던 것이죠. 젖도 주지 않고 돌 봐주지 않아 결국은 고심 끝에 어미와 격리해 사육사가 정성껏 돌보고 있습니다. 


생후 3개월이 지나서 어느 정도 늠름하게 성장하면 또래의 '형, 누나' 사자들이 있는 사파리 예비 방사장으로 보금자리를 옮겨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운 후 나중에 '어른' 사자들과 함께 사파리월드에 살게 되지요.




10월 5일. 일요일




 몸무게 :  1,220 g

  특이사항 : 폭풍같은 우유 흡입


아직 이름이 없는 까닭에 담당사육사(엄마)인 내가 별 뜻 없이 "애기야~"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녀석이 '애기' 애칭이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애기야~" 하고 부르면 귀를 쫑긋 세우며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리는데... 나만의 착각은 아니겠지?ㅎㅎ



'애기'는 하루 5~6회 3시간에 한 번씩 우유를 먹는다. 

처음 이틀 간은 하루 종~일 잠만 자기에 자는 녀석을 깨워서 우유를 먹였는데, 그 다음날부터는 우유 먹을 시간이 되면 먼저 일어나 소리 내어 운다. "가릉가릉~ 엄마 밥주세요~"



먹고 자고, 또 먹고 자고... 하루 종일 이 녀석 곁에서 지켜보고 있자니... 

애기야~  부.럽.다 ^^;;;;


잠깐, 사육사의 한마디!


태어나고 3일 정도까지는 사자도 '사람 아이'와 마찬가지로 태변을 배설한답니다. '태변'이란 아이가 엄마 자궁에서 자라는 동안 엄마 자궁에 있던 양수와 대장 내용물이 섞여 나오는 것을 말하지요. 보통은 4일 차부터는 정상적인 '똥'이 나오는데, 우리 '애기'도 마찬가지로 아주 건강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