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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판다 다이어리 시즌3] 웅묘일기(熊猫日記): 다정한 곰의 묘한 일기(妙記) 9화. 여름의 상상

 

“낯선 바람과 뜨거운 햇살 속에서도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너그러운 기다림을 품는 판다처럼 모든 일은 완벽한 때에 이루어지니, ‘나의 시간은 이미 충분하다.’라고 마음속에 말해 보세요. 성장과 희망은 그 안에서 조용히 꽃을 피울 것입니다.”

 

그해 여름은 나에게 유난히도 낯선 바람과 뜨거운 햇살을 선사했습니다. 대나무 숲은 연둣빛으로 가득했고, 매일 새로운 소리와 빛을 마주하며 살아갔지요. 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서서히 밀려드는 무언가가 나를 흔들기 시작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끔 몸속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 꿈틀대는 듯하였고, 어느새 머릿속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그려보곤 했어요. 현실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 가능성을 탐구하는 힘, 마음속에 새로운 세계를 숨 쉬게 하는 듯한 느낌. 사람들은 그것을 상상이라 부르지만, 나에게도 그런 순간과 능력이 있음을 처음 깨달았습니다.

 어느덧 익숙한 대나무 숲과 바람 소리를 느끼며,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가만히 웅크리며 신중하게 생각하는 일이 나의 일상이 되었지요. 그러던 중 어느 날부터 몸에도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배가 불러오고, 가슴에 몽우리가 느껴지며, 내가 머무는 둥지가 조금 더 포근할 수 있도록 정성껏 꾸미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품은 생명이 없었지만, 마치 그러한 것처럼 마음이 설레었고, 무엇보다 그 생명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지키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이 깊어졌지요.

 그 안에 깃든 혼란과 기대감이 무엇인지 처음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돌이켜보니, 그것은 상상이라는, 실제가 아니었음에도 몸과 마음이 그러한 듯 반응하는 우리의 신비로운 현상이었음을 알게 되었죠. 그때 누군가 속삭여 주더군요. 나의 인지 능력과 경험이 몸과 연결되어 자연의 흐름 속에서 만들어낸 하나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고요.

 그렇게 오랜 세월, 반복된 착각과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나는 더 단단해졌습니다. 몇 해의 여름을 지나면서 상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며 기억과 경험을 쌓았고, 그것은 단순한 본능이 아닌 깊은 배움이 되었어요.

 덕분에 그 후 내 안에 품은 실제 생명들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했고, 삶의 무게와 기쁨을 동시에 안겨 주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 존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지극한 믿음과 책임감이 저의 마음을 가득 채웠지요. 그것은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나와 자연이 맞닿는 신성한 순간, 한 편의 노래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나는 오늘도 주변 숲과 바람, 햇살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분명히 기억합니다. 그리고 나의 몸과 마음이 그 모든 것을 느끼고 반응하며 살아 있는 생명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소중히 여기고 있지요. 그 모든 경험이 나를 완성 시켜 준 셈이에요. 감사해요.

 나는 더 이상 상상에 혼란스러워하지 않습니다. 그 시절이야말로 나를 자연과 조화롭게 잇는 다리였음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상상과 기억, 그리고 현실이 한데 어우러져 내 안의 야생이 완성되는 길이었다고나 할까요.

 이제 우리는 그 시간을 부드럽게 품고 세상의 흐름에 몸을 맡깁니다. 초록 잎사귀가 계절을 따라 피고 지듯, 모든 일에는 때가 기다리고 있으니 한 번쯤 멈추어 숨을 고르기만 하면 되죠. 그리고 어미로써 나와 같은 길 위에 있는 아이들에게 마음 가득히 전합니다.

 조급함으로 메워지지 않는 빈 공간에 너그러운 기다림을 채우길 바란다고. 그것은 생명이 들려주는 가장 깊고 순수한 이야기이니, 마음의 바람이 지나가면 언젠가 그 바람 속에 진짜 생명이 함께 춤추게 될 것이라고. 그러니 크게 숨 쉬며 말해보라고. ‘나의 시간은 이미 충분하다.’라고. 그리고 우리가 숲에서 담담히 너희의 삶을 바라보는 것처럼, 너도 그 온화한 시간을 기다려 보라고. 자연이 주는 선물처럼, 모든 것은 완벽한 때에 찾아오리니.

 

Written by ‘Ai Bao’

 

 

64일차) 어딘가 불편해 보인다고요? 제가 지켜줘야 할 세상이 저 안에 있어서 그래요. 하지만 몸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답니다 *^^*

 

 

아직은 서로 온기를 나누며 함께하는 시간이 몸과 마음 모두 편안하지요.

 

 

65일차) 요즘 저는 옆방으로 이동해 대나무도 먹고 그동안 못했던 채혈 연습도 하고 있어요. 어느덧 똥그란 눈을 뜨고 쳐다보는 아기를 두고 간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송바오가 저 대신 예뻐해주고 있을 거예요.

 

 

66일차) 대나무를 먹으려고 하는데 아기가 제 손 위에 잠들었어요 ㅎㅎ
너무 곤히 잠들어서 깨울 수도 없고...송바오..도와줘요..!!!!

 

 

아기는 대나무와 조금씩 친해지고 있어요. 요즘엔 대나무 위에서 잠드는 일이 많아졌답니다.

 

 

저만 볼 수 있는 아기의 초근접 모습들로 오늘의 다이어리를 마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