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 주만에 다시 인사를 드리는 송바오, 사육사 송영관입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쌍둥이들의 모습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시로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요.
며칠 전 카메라 기능 중에 움직이는 물체를 지정해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오토 포커스' 기능을 사용하다가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한 화면에 담긴 똑 닮은 루이와 후이를 카메라가 번갈아 초점을 잡으며 헷갈려 하더라고요.
마치 당황하며 땀을 뻘뻘 흘리는 것 같아 촬영을 하던 중 웃음이 났습니다.
이처럼 거울처럼 닮은 쌍둥이는 아마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생김새에 대해 자연스럽게 인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서로가 더 예쁘다고 뽐내며 티격태격할 꼬맹이들은 언제나 슬기롭고 빛이 나는 것 같아요.
자, 그럼 이번 주에는 또 어떤 일들이 펼쳐졌을지
쌍둥이 아기 판다의 일상으로 함께 출발해 볼까요?
아침에 출근을 했더니 누군가 엄마 아이바오의 등에 카레맛 고구마인지, 고구마맛 카레인지를 잔뜩 묻혀 놓았습니다.
적지 않은 양의 흔적을 보고 저는 "아이고~;;" 곡소리가 절로 나왔지요.
범인을 색출하기 시작했지만, 좀처럼 증거가 나오지 않았어요.
꼬맹이들은 모르는 척 시치미를 떼기 시작했죠.
그 때 저는 한 녀석의 등에서 똑같은 흔적을 발견 했습니다.
그리고는 사건의 범인, 아니 범판(?)일 것 같은 녀석에게 잔소리를 한 바가지 쏟아내 주었어요.
누군지는 밝히지 않겠습니다.^^*
꼬맹이들은 엄마가 하는 일이라면 관심이 많습니다. 함께하고 싶어 난리지요.
아침에 엄마가 채혈 연습을 할 때면 사이를 비집고 방해 아닌 방해를 하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어렸을 적 똑같이 행동하던 푸바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도 한답니다.
그런 순간에 엄마 아이바오도 같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꼬맹이들이 한참을 뛰어 놀다가 곤히 잠든 모습은 늘 저의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저는 그런 꼬맹이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귀에 속삭여 주곤 합니다.
"공주님~ 이제 그만 일어날 시간이에요~ 왕자님이 모시러 왔습니다요~ 엄마는 이미 따뜻한 나라로 출발했어요~" 하고요.
그러면 살며시 뜬 눈을 비비고 기지개를 켜면서 잠에서 깨어나지요.
그런데요. 꼬맹이들이 참 영특합니다.
그 때가 되면 벌써 제가 왜 온 건지 알고 몸에 힘을 주면서 바짝 엎드려 버티는 행동을 보이거든요. 귀여워요.^^*
꼬맹이들 발바닥이 크고 귀여워 지고 있어요. 빨리 도장을 만들어 주어야 겠구나 생각이 들지요.
푸바오의 100일 발도장에 이어서, 쌍둥이의 발도장이라니.. 생각만해도 귀여울 것 같습니다.
말랑말랑한 패드 사이로 짧은 털들이 빼곡히 자라나 있는 꼬맹이들의 발바닥은 너무 귀여워서
'킁킁!' 냄새를 맡고, '앙,앙!'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입니다.
루이후이는 실내방사장에 새로 설치된 나무 오르기 연습용 사목에 많은 관심을 보이며, 이용하고 있어요.
스스로 오르다 떨어지고를 반복하더니 어느새 실력이 늘고 꼭대기의 Y자 형태에 몸을 걸치고 짧게 잠을 자기도 한답니다.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서로를 닯아 가는 걸까요?
며칠 전부터 루이가 자신감 넘치게 활동하면서 술래잡기를 하자고 먼저 시동을 겁니다.
언제나 조심성이 많고 차분한 루이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서 기분좋게 놀아 주었어요.
그 때만큼은 후이 못지 않은 장난꾸러기가 되는 루이의 모습을 보고, 이건 닮은게 아니라 전염된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하
대나무에 대한 관심과 집중력이 늘면서 다루는 실력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요.
댓잎은 곧잘 물어서 찢기도 한답니다.
또 기다란 대나무 장대도 움켜쥐고 이리저리 물고 뜯고 씹고 맛보는 꼬맹이들입니다.
푸바오 언니에게 선물한 것처럼 꼬맹이들에게도 '뚠칫솔'을 한 개씩 선물해 주었어요. 앙증맞은 자세로 앉아서 신기
한 듯 손과 입으로, 때로는 온 몸으로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저의 온 몸에 행복이 가득 차오르는 게 느껴져서 뭉클했습니다.
슬기롭고 빛나는 하루로 채워지고 있는 루이바오와 후이바오의
이번 주 성장 다이어리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주에 또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 뵙겠습니다.
겨울이 아직 우리 곁에 있다는 걸 늘 잊지 마시고, 행복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겨울 깊숙한 곳에서
송바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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