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육아일기 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 (13건)

[아기사자 육아일기] # 9. 어른이 된다는 것

'아기 사자 다이어리'에서는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가 직접 작성한 아기 사자(10월2일생)의 성장 일기를 소개합니다. 아기 사자가 멋진 어른 사자로 성장하는 그 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12월 26. 금요일


 몸무게 : 15 kg

 특이사항 : 없음


여러분, 늦었지만 메리 크리스마스♣


왠지 모르게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픈 하루, 크리스마스!


'애기'와 호랑이 친구는 정말 특별한 크리스마스를 보냈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이 녀석들의 해피 크리스마스를 위해 특식을 준비한 것입니다!


특식의 정체는 바로…


그 이름부터 군침(!)도는 '고기 케이크'!



이렇게 제가 직접 '애기'를 위해 준비했습니다. 

비닐장갑 장착한 손으로 다진 고기를 주물주물... 어떤 고기케이크가 완성될까요?


짜잔~



엄마의 사랑이 가득 담긴 고기 케이크입니다. 

하트♥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뭔가... 오묘한 형태가 ^^;;


하지만 모양이 무슨 상관이냐는듯 '애기'는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이렇게 먹성이 좋다보니 어느새 몸무게 15kg 돌파했네요ㅎㅎ



사실 제가 이렇게 '애기'를 위한 특식을 준비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제 자신을 위함이기도 했어요. 무슨 말이냐고요?


유아 시절을 건강하고 무사히 잘 넘기고 있는 '애기'를 떠나 보내야 하는 때가 코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엄마 사육사, 담당 사육사라는 이름으로 '애기'와 함께 생활하면서 나름의 노력은 해왔지만, 해주면 해줄수록 부족한 것 같고 제가 '엄마로서 더 해줄 수 있었는데...'하는 아쉬움만 커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잘 커준 '애기'에게 엄마로서 무엇이든 해주고픈 마음에, 그래야 제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할 것 같아서 준비한 특식이었던 것이죠.


이런 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기 케이크로 배부른 '애기'와 호랑이 친구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벌써 이 만큼 성장해서 당당한 뒷태로 파티를 즐기는 '애기'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지어지지만, 한 편으로는 벌써부터 애틋해지고 마음 한 구석이 몽글몽글해지는 건 왜일까요.


어른이 된다는 것은 또 한 번의 이별을 의미한다는 것을 새삼 이렇게 또 마음으로 느끼게 됩니다.


잠깐, 사육사의 한마디!


지난 다이어리에서 말씀드린대로, 아기사자는 고기를 섭취하기 시작하면서 급격하게 성장합니다. 맹수 특유의 공격성은 물론이고 몸도 그만큼 자라는데, '애기'가 처음 세상 빛을 본 순간이 1,120g 이었으니 15kg에 육박하는 지금과 비교해보면 정말 '쑥쑥' 자라고 있네요.^^ 야생에서의 다 큰 숫사자는 보통 150~200kg의 몸무게를 자랑한다고 하니 아직 더 클 날이 많기는 하지만요 :)



[아기사자 육아일기] # 8.크르릉... 먹는건가? 야수의 탄생

'아기 사자 다이어리'에서는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가 직접 작성한 아기 사자(10월2일생)의 성장 일기를 소개합니다. 아기 사자가 멋진 어른 사자로 성장하는 그 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12월 18. 목요일


 몸무게 : 9,850 g

 특이사항 : '애기'의 첫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지난 번 '애기'가 처음으로 고기 맛에 눈을 뜬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이 후  이 녀석의 고기 욕심, 아니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맹수이니 너무 당연한 이야기일까요?ㅎㅎ) 


고기를 섭취하기 시작하면서 위에서 보면 알 수 있듯, 몸무게와 키 또한 하루가 다르게 커 가고 있지요. 몸이 커 간다는 것은 야생에서 다른 동물들을 사냥하고 그들을 군림할 수 있는 성체(成體)로서의 사자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엄마 사육사가 되어 두팔 벌려 반길 일입니다.


더구나 엄마로서 이 녀석은 여전히 제게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우리 '애기'입니다. 무엇이든 다 해주고픈 귀여운 눈망울 ... (털갈이 중이지만) 아직은 보드라운 털, 쭈뼛쭈뼛 여전히 귀여운 어색 걸음걸이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사랑스러운 아이에요.


그래서 이렇게 애정표현을 하기도 하지요 (근데 나 왜이렇게 눈 감았...^^;;;; )



그.러.나

 '러브러브'한 분위기는 거기까지였습니다.


'애기'를 포함해 호랑이 친구들까지 몸무게 뿐 아니라 제 몸 전체를 내리 누르는 앞발의 힘이 너무 커져 이들의 애정이 담긴 장난은 말그대로 '장난이 아닌' 그 무언가였던 것입니다 ㅠㅠ



마침 녀석들의 건강을 체크하러 오신 수의사님도 바둥거리는 아이들을 붙잡고 진료를 다 마치시고는 진땀 한 줄기와 함께 이런 한 말씀 남기네요.


"와 정말 힘 세졌다 너희들!!"



지난 주에 말씀 드렸던 것처럼, 어디하나 주변 물건들이 제대로 남아나질 않고, 툭하면  '그르르릉' 하며 제법 날카로워진 이빨을 드러냅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걸어 둔 예쁜 화환은 과연 반겨 줄까요? (아닌가봐요...^-^;;;)




그래도 이렇게 호기심 어린 눈 동그랗게 뜨고 이리저리 살피는 모습은 영락없는 아기같죠? :D



이제 곧 있으면 우리 아기사자, 호랑이들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겠네요.

아이들을 대신해 제가 대신 인사드립니다.


"여러분,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아기사자 육아일기] # 7. 몸의 변화, '애기'의 2차 성징?

'아기 사자 다이어리'에서는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가 직접 작성한 아기 사자(10월2일생)의 성장 일기를 소개합니다. 아기 사자가 멋진 어른 사자로 성장하는 그 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12월 9. 화요일


 몸무게 : 7,450 g

 특이사항 : 몸의 변화, '애기'의 2차 성징?


오늘은 많은 분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는 시간으로 '애기'의 다이어리를 준비해 봤어요.^^


이따금씩, 에버랜드 손님 중 자라나는 아기사자들을 지켜보던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세요.

 

"어머, 치타가 어릴 때는 저렇게 예쁘구나~"

"무슨 치타니? 딱 봐도 저 무늬가 표범이구만"


...그렇습니다. 

아기사자는 특이하게도 어렸을 때 몸에 진한 점박 혹은 그물무늬 같은 것들이 몸 전반에 보이는 것이 특징인데요. 때문에 종종 이렇게 우리 '애기'의 출생에 관한 혼란(!)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게다가 보시다시피 지금 '애기' 털이 정리가 안되어 어수선하고 색깔도 우중충(!)한데, 뭐랄까... 탈색을 심하게 했다가 다시 검정색으로 염색했을 때 색깔도, 머릿결도 모두 안 좋은 상태로 비유하면 이해가 빠르실까요?ㅎㅎ


바로 생후 60~70일 정도가 되는 지금이 털갈이 철이기 때문입니다. 


'뽀송뽀송' '샤방샤방'했던 왕년(!)의 시절과 비교해 볼까요?

물론 카메라와 조명이 다르지만, 가까이서 보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사자들은 여러 번의 털갈이를 통해 보통 생후 1년이 지나면 이런 얼룩 무늬들이 다 사라지고 멋진 황갈색 털을 가지게 됩니다.

 


털갈이를 시작하니 왠지 2차 성징기의 소년 같기도 하고... 

아기호랑이와 한참 잘 놀다가도 가끔씩 저렇게 혼자 생각에 잠기는(!?) 때가 있는데요. 오늘 따라 창 밖을 보는 '애기'의 눈빛에서 어른사자로 커가는 과정의 고독이 보이는 것은 저만의 느낌일까요? ^^ ㅎㅎ


잠깐, 사육사의 한마디!

 

사자는 명실상부 사파리 최고의 맹수여서 적수가 없지만, 어린 사자라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힘이 약한 아기사자들은 물론 어미의 보호를 받긴 하지만, 목숨을 위협할만한 적들이 굉장히 많지요. 얼룩 무늬의 털은 그래서 가지고 있습니다. 야생에서 적과 마주쳤을 때, 풀 숲이나 나무 뒤 같은 곳에 숨어 적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보호색과 보호무늬를 띄는 것이지요.


그래도 동갑내기 친구 호랑이와 비교해보면 희미한 무늬네요.^-^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