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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견 성장기] EP22. 즐겁고 신나는 안내견 보행훈련

 


안녕하세요,
열심히 훈련받고 있는 빛나입니다.

지난 주 말씀 드린대로, 저희 7남매 중에서 4마리는 안내견 보다는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며 기쁨을 주는 반려견으로 살게 되었구요, 보듬이는 모견이 되어 자손 번식에 힘쓰게 되었답니다. 남은 건 이제 저 빛나와 보우, 둘만 남았네요, 저희 둘밖에 안남았지만 결코 낙담하지 않고 열심히 힘을 내서 안내견이 되는 모습 보여드릴께요..

참, 참고로 통상 태어난 자견들 중 안내견이 되는 확률은 30%정도에요. 선진국가에서도 그 확률이 크게 다르지 않구요. 그러니까 10마리 태어나면 3마리 정도만 된다고 보시면 되요. 저희가 7마리였으니 2마리 정도가 안내견이 되면 맞겠죠? 벌써 보듬이는 그 능력(?)을 인정 받아 모견이 되었으니 우리들만 합격하면 성공한 셈이에요 ^^;;




안내견 보행 훈련의 기초는 직선 보행이에요.. 보통 시각장애인이 혼자 지팡이를 걸어가는걸 본 적 있으시죠? 그게 흰지팡이 보행이라고 하는데요, 그 분들이 가장 어려운 것은 장애물을 피하는 것 보다 오히려 직선으로 똑바로 걷는거라고 해요. 여러분도 눈 감고 걸어보시면 그 느낌을 쉽게 아실 수 있을 거에요. 그래서 안내견들의 초기 훈련은 이렇게 직선보행부터 시작한답니다. 제 옷이 바뀐건 이미 아시죠? 퍼피워킹 중일 때와 다르게 노란 형광색 옷을 입고 다닌답니다. 거기엔 친절하게도 시각장애인 안내견(?)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요.

물론, 이런 글귀 없이도 알 수 있지만 (실제로 외국은 안내견이라는 표시의 조끼없이 하네스 만으로도 사람들이 안내견이라고 이해해주죠), 아직 우리나라는 저희 존재에 대해 모르거나 그냥 '큰 개'로 언짢아 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백번 이해한다고는 해도 안내견을 '굳이' 싫어하는 티는 내지 마시고, 가볍게 피해서 가셨으면 좋겠어요.

훈련 과정은 사진으로 보시면 쉽게 이해되실거에요.
오늘 훈련은 실외 위주로 훈련을 진행했어요.




멋진 포즈로 걷는 모습이에요, ㅎㅎ 제법이죠?




길을 걷다보면 이렇게 건널목도 만나게 되는데요, 저 처럼 훈련 잘 소화하는 훈련견들은 척척 이렇게 둔턱에서 멈춰서서 시각장애인이 알 수 있도록 한답니다.




지난번 퍼피워킹 기간에도 건널목 건너는 것에 대해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안내견은 색을 구분하고 건널목을 건너는 것은 아니거든요. 훈련기간에도 훈련사와 호흡을 맞추어 건널목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할 수 있게 공부하게 된답니다.




가끔은 이렇게 건널목 조차도 건너기 힘든 경우들도 있어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차량 운전자분들은 제발 지정 주차장에만 세워주세요, ㅜㅜ 저와 같은 안내견이나 시각장애인들이 다니기에 너무 어려운 상황들이 많거든요..




길을 다니다 보면 저와 같은 훈련견을 신기해 하는 꼬마친구들도 많답니다. 오히려 어린 친구들은 안내견을 만지면 안된다는 것을 더 잘 아는 때가 많아요. "와 신기하다"는 말을 연신 하면서도 굳이 만지지 않고 눈으로 지켜보며 응원하거든요..."고마워, 친구들...앞으로도 꼭 눈으로만 이뻐해줘~~~"

훈련은 다양한 환경을 경험할 수 있게 진행됩니다. 시각장애인들은 어디든 갈 수 있거든요. 시장이나 가게를 지나갈 때에도 마찬가지에요. 제가 만약 어릴 때부터 사람 먹는 음식을 먹어버릇했다면 이런 데를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요? 그래서 퍼피워킹 때에도 사람 먹는 음식은 먹지 않게 해달라고 신신당부하고 있답니다. 물론 저희 엄마는 그런 규칙을 잘 지키셨거든요.. ㅎㅎ 엄마 고마워용...^^




훈련과정이 늘 야외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이렇게 건물 곳곳을 누비며 작은 식당부터 큰 백화점까지 곳곳을 누비게 된답니다. 사실 안내견이 갈 수 있다기 보다는 시각장애인이 가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날씨, 환경 변화에도 상관없이 늘 함께 할 수 있는 준비를 하게 된답니다.




뱅글뱅글 계단이 어지러워요 @@ .....




하루 훈련은 보통 30분에서 한 시간 진행되는데요, 훈련사 한 분당 4-5마리의 훈련견을 담당하기 때문에 교대로 훈련 받는다고 보시면 되요. 너무 짧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단순히 산책하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짧고 굵게(!) 반복해서 이루어지는 셈이죠 ^^. 저 역시 깔끔하게 훈련을 마치고 가면 기분도 너무 좋답니다.




혹시 제가 훈련받는 모습을 보고, "아~~ 안내견은 너무 불쌍하다" 이런 시각으로 보시는 분도 간혹 있거든요, 오늘 이 자리를 빌어 꼭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저에게 훈련은 곧 "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저와 훈련사가 비슷한 동작들을 반복하고 개선해내면서 칭찬과 격려를 통해 정말 즐겁게 훈련하게 되거든요,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저희들 걷고 있는 모습을 살짝 지켜보세요, 꼬리를 살랑 살랑 흔드는게 보이시나요? 즐겁게 하지 않으면 오래할 수 없고, 잘 할 수도 없으며 발전할 수도 없어요.. 안내견 훈련이 고되고 힘들다는건 옛말이란거 아시겠죠? 일하는 개들의 분야는 언뜻 보기엔 힘들고 어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랑도 듬뿍 받으면서 건강관리 잘 받고 살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 리트리버보다 더 많이 사는 경우도 많답니다. ^^

오늘도 제 얘기 끝까지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구요, 다음주에는 훈련의 마지막 과정을 보여드리려고 다시 찾아올께요,, 안녕~~~~!!!
PS : 참 오늘 사진은 스페셜 작가님이 도와주셨답니다. 너무 감사드려요 ㅎㅎ



[EP. 22 한눈에 볼 수 있어요]